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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画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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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스물 네 시간 - 틱낫한 갓 구운 스물 네 시간 ― 틱낫한 방금 배달된 갓 구운 스물 네 시간에,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해가 떠오르고 있다.햇살로 목욕한 숲이 눈에 들어온다.해바라기 들판을 가로질러 걷는다.수만송이 꽃들이 밝은 동쪽을 향하여 있다.나의 깨어있음은 태양과 같다.다음 수확을 위해 내 손은 씨를 뿌린다.밀물 소리로 내 귀는 가득 차 있다.드넓은 하늘엔, 구름들이 사방에서기쁨을 안고 모여든다. ― 《부디 나를 참이름으로 불러다오》 (두레, 2002) 사진 출처 : https://support.microsoft.com/ko-kr/help/17780/featured-wallpapers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 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 《황금빛 모서리》 (문학과 지성사) 사진 출처 : https://support.microsoft.com/ko-kr/help/17780/featured-wallpapers
밥 - 천양희 밥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허기 천양희 너와 둘이 있을때 외롭지 않으려고나는 너를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았다갈 데 없는 마음이 오늘은 혼자 있다그 시간이 길어지면 외로움이 더 덤빈다.그래서 밥을 많이 먹어본다.밥을 먹고 돌아서도 허기가 진다.허기가 지면 나는 우울에 빠진다어느 땐 우울이 우물처럼 깊다. https://ko.wikipedia.org/wiki/천양희
나무의자 - 백창우 나무의자 어느 날 이 황량한 도시를 떠나 멀리있는 친구에게서 낯익은 표정을 담은 한 장의 엽서를 받을 때 우리들은 쓸쓸한 기쁨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잊혀진 이름들은 없는지 잊혀진 얼굴들은 없는지 하늘의 높이를 알기도 전에 날개를 접어버린 우리들 사랑을 하고 싶은데 지친 몸을 기대고 싶은데 삐꺽이는 나무의자 하나도 없이, 가슴이 추운 우리들 바람 높은 거리에 서서 짤랑짤랑 주머니의 동전을 세며 포장마차의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어느 날 스산한 저녁무렵 거대한 도시의 한켠에서 세상에 잔뜩 겁먹은 어린 거지를 만날 때 우리들은 건조한 슬픔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버려진 이름들은 없는지 버려진 얼굴들은 없는지 '살아있음'의 참뜻을 알기도 전에 마음을 닫아버린 우리들 너의 손을 잡고..
산중문답 - 이백 山中問答 李白 산중문답 이백 問余何事栖碧山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笑而不答心自閑 웃으며 답은 않고 마음은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別有天地非人間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세상이 아니라오. Don Hong-Oai 单雄威 baike.baidu.com/龚琳娜gonglinna.org
향의 열 가지 덕 Bestand:香-order.gif 香之十德 향의 열 가지 덕 感格鬼神 淸淨心身 귀신을 감격시키고,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감격귀신 청정자심能除汚穢 能覺睡眠 탁함과 더러움을 없애주고,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능제오예 능각수면靜中成友 塵裡偸閑 고요함 속에서 친구가 되어주고, 정중위우 진리투한 복잡함 속에서도 한가함을 느끼게 해준다. 多而不厭 寡而爲足 조금 많더라도 나쁘지 않고, 조금 적더라도 충분하다.다이불염 과이위족久藏不朽 常用無障 오랫동안 간직해도 변하지 않고, 항상 사용해도 해가 없다.구장불후 상용무장 원전미상 : 1. 黄庭坚 (1045-1105) 중국 북송 시인, 서예가. 2. 一休宗純 (1394-1481) 일본 승려, 시인. 香之十德
어른을 위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 그림출처 : Donald Zolan Early Childhood www.wallcoo.com www.zolan.com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주인인 생명의 아들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거쳐 왔으나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은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줄지언정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정신은 내일의 집에 살아가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당신이 그들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이 당신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생명은 뒤로 무르는 법이 없고 어제에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활이요 그들은 화살이니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 칼릴 지브란 《예언자》 중에서
커피는 메신저이다 커피는 메신저이다 세계 어디서나 사랑받는 커피는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준다.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준비절차를 거쳐야 하고, 커피를 잔에 따른 후에도 십여초 정도 다시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커피는 아무런 생각 없이 마실수 있는 음료들과는 구분된다. 커피는 주의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음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 또한 사랑한다. 아침 식사 시간에 베두인의 텐트 속에서, 사무실의 복도에서, 카페에서, 커피는 만남과 대화를 제공한다. 커피는 메신저이다. - 창해ABC북 '커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