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0)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린 1분 동안 함께 했어.
난 잊지 않을 거야.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이 1분은 지울 수 없어.
이미 과거가 됐으니.
그는 이 1분을 잊겠지만, 난 그를 잊을 수 없었다.
1분 얘긴 하지 마세요!
1분이 쉽게 지날 줄 알았는데 영원할 수도 있더군요.
그가 1분을 가리키면서 영원히 날 기억할 거라고 했어요.
그 말에 맘이 끌렸어요.
이젠 내 스스로 시계를 보면서 1분 내로 잊겠어요.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죽기 직전 뭐가 보이는 지 궁금했어.
난 눈뜨고 죽을 거야.
죽을 땐 뭐가 보고 싶을까?
발 없는 새가 태어날 때부터
바람 속을 날아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 새는 이미 처음부터 죽어있었어.
난 사랑이 뭔지 몰랐지만 이젠 알 것 같아.
이미 때는 늦었지만...
(2004.08.14 작성)
혼자 있을 때 아비정전을 보면 안 됩니다.
깊은 우울의 나락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다시 보는 아비정전,
역시 분위기 있는 영화입니다.
화양연화와 비교해보니,
“왕가위 감독 영화의 화면들이 점차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의 옛날 영화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요?
FM 영화음악실의 진행자 중에서 유일하게 중국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왕가위 감독의 영화에 따뜻한 시선을 가졌던 정은임 아나운서,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레슬리.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그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이 영화를 다시 보니 너무나도 앳된 모습의
장학우와 유덕화의 모습에 웃음이 나옵니다.^^
(2012.07.03 작성)
교보문고와 광화문 광장이 한창 공사 중이었을 때,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아비정전, 열혈남아, 첨밀밀의 DVD를 샀었다.
지금의 불법 다운로드보다 더 못된 복사판을.
당시 용산과 테크노마트의 시세보다는 훨씬 비쌌었다.
장사하는 아저씨도 미안하셨는지 처음 부른 가격보다 많이 깎아 주셨다.
발품을 팔 여력과 물건값 깎는 요령이 없었던 나는
하나도 안 깎아 주셨어도 그냥 샀을 텐데...^^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나 보다.
아비정전 DVD는 5년에 한 번은 다시 보는 것 같다.
여름 장마철이면 Xavier Cugat의 Maria Elena와 장국영의 맘보춤,
필리핀의 밀림 속을 걸어가는 뒷모습이 생각나고는 한다.
화양연화를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봐야 하는 가장 아름다운 영화로,
아비정전을 죽기 전에 꼭 두 번은 봐야 하는 가장 외로운 영화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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