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
2046년엔 광역 철도망이 온 지구를 돌고
미지의 기차가 2046으로 떠난다.
2046행 승객은 모두 목적이 같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것.
2046에선 모든 게 영원하다.
허나, 확인된 건 아니다.
되돌아온 사람이 없으니까.
나 외엔...
옛날 사람들은 말 못할 비밀이 있을 때면,
산에 올라가 나무에 구멍을 파고
그 구멍에 비밀을 속삭인 뒤, 흙으로 구멍을 막아버렸다.
그러면 비밀은 영원히 묻혀졌다.
나도 한때 누구를 사랑했다.
얼마 뒤, 그녀는 날 떠났고, 난 2046으로 갔다.
그녀가 거기서 기다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 없었다.
날 사랑하긴 했는지 궁금했지만,
대답은 끝내 듣지 못했다.
어쩌면 그 대답은 영원한 비밀이었던 걸까?
추억은 항상 눈물을 부른다.
1966년 크리스마스이브
그날 밤, 그녀는 날 기억 못했다.
루루는 늘 그를 방황하는 새에 비유했다.
그녀는 늘 방황하는 새를 찾아 다녔지만,
언제나 운이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쨌건 그녀는 늘 삶의 주인공이었으니까.
난 외출도 않고 호텔방에 틀어박혀
‘2046’이란 제목으로 소설을 썼다.
남녀가 사랑을 찾아 2046으로 떠난다.
소설은 기괴하고 야했지만 반응은 좋았다.
SF물로 보지 않는 독자도 있었지만
2046은 내게 있어 호텔방 번호에 불과했다.
6년 전 그날, 내 마음엔 무지개가 떴어.
내 맘속에서 그 무지개는 아직도 빛나고 있어.
넌 날 어떤 존재로 생각하지?
비 온 뒤의 무지개같은 존재?
아니면 그 무지개는 이미 사라진 건가?
내 일생에 가장 빛났던 그 여름은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랑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그녀도 그걸 알았을까?
그녀는 늘 물었다.
세상에 영원한 게 있냐고.
난 약속했다.
일본인 애인과 그녀의 사랑이야기를
언젠간 책으로 쓰겠다고.
책 제목은 ‘2047’로 짓기로 했다
후에 난 깨달았다.
내 소설 속 그녀의 애인은
내 자신임을.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2046을 떠날 수 있을까?
정해진 시간은 없다.
어떤 사람은 쉽게 떠나고,
어떤 사람은 아주 오래 걸린다.
어쨌든 떠나려면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1968년 12월 24일
이런 날 혼자 있으면 외롭잖소.
누군가가 필요했어.
그 누군가가 나예요?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었다
국제전화를 걸 수 있게
난 그녀를 신문사로 데려갔다.
그녀가 행복해하니
나도 행복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엔
모두 따뜻한 뭔가를 원한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서로 사랑해도
인연은 엇갈릴 수 있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스쳤다면
우리의 인연도 달라졌을까?
내게도 해피 엔딩이 있을 뻔 했다.
오래 전 그때...
그녀를 지켜 보면서
난 뭔가를 깨달았다.
포기 안하면,
기회는 있다는 것.
언젠가 과거에서 벗어나면
날 찾아와.
어쩌면 그 말은
나 자신에게 한 말인지도 몰랐다.
사랑에 대신이란 없다.
난 그녀에게서 옛 여자를 찾았다.
난 깨닫지 못했지만,
그녀는 느꼈으리라.
당신을 빌려줘.
기억나?
물었지.
뭐든 빌려줄 수 있냐고.
생각해봤는데
이제 깨달았어.
빌려줄 수 없는 게
한가지 있다는 걸.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이었다.
그 후론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2046행 승객은 모두 목적이 같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것.
2046에선 모든 게 영원하다
허나, 확인된 건 아니다
되돌아온 사람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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