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电影院

장예모 감독의 영화







(2004.06.05 작성)

홍등 (1991)

 (大紅燈籠高高掛: Raise The Red Lantern)


나의 평가 : ★★★★★

나의 한마디 :  살아있는 장예모의 혼

 

저는 공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언제나 변하지 않는 표정, 툭툭 내뱉는 말투.

그녀가 최고의 중국여배우로 평가받는 건

지금도 좀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그녀는 최고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녀가 점점 미쳐가는 과정에서는 

그 표정과 말투마저 어울리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지루하게 느낄지도 모릅니다.

제게는 가장 인상적인 장예모감독의 영화였습니다.

모순되고 답답한 현실에서 미쳐가는 인간의 모습은

중국 봉건시대의 모습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요?

 

 

(2004.06.05 작성)
 

영웅 (2002)
 
(英雄: Hero) 
   

나의 평가 : ★★★★

나의 한마디 : 영웅은 볼만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화면의 예술이라면 이 영화는 예술입니다.

영화가 색채의 예술이라면 이 영화는 대작입니다.

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조차도,

99분동안 화면에서 펼쳐지는 화면의 예술에서

눈을 떼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자연입니다.

관광객들에게 오염되어진 중국의 명승지들 가운데

아직도 저런 곳이 남아있다니, 탄성이 나올 따름입니다.

저는 왕가위감독의 그림과 장예모감독의 정신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장예모감독의 그림만을 보았습니다.

후반부에 "천하(天下)"라는 이 영화의 주제어가 나왔을 때,

저는 너무 허무해서 울고 싶었습니다.

김용옥교수가 문화일보에서 장예모감독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당신의 영화에서 비판정신이 사라진다면, 대중은 당신을 외면할 것이다."

제가 한마디 덧붙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서양인의 입맛에만 맞추려 한다면, 동양인은 당신을 외면할 것이다." 라고...

 

 

제가 이 영화에서 얻을 수 있었던 수확은

장만옥과 양조위의 보통화(중국어표준어)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3년 전만 해도 보통화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그들은

(물론 광동어와 영어는 유창했겠지만)

오직 장예모 감독과 영화를 찍기 위해서

보통화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대사가 참 간결해서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대사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으면

저렇게 매끄러운 녹음을 소화해냈을까 하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마도 장쯔이는 20년은 지나야 그들과  비슷해 질 것입니다.

진시황역의 진도명의 대사도 정말 듣기 좋았습니다.

역시 CCTV의 황제역 전문배우다왔습니다.

 

 
만일 당신이 중국영화의 칼싸움소리만 나와도 질겁을 하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고난 후의 한줄기 눈물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절대로 보지 말 것을 권합니다.

만일 당신이 99분동안의 눈과 귀의 즐거움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반드시 볼 것을 권합니다.

 

***영웅을 본 날 밤, 끓어오르는 아쉬움을 참지못해서

생전 처음으로 적어 본 이 인터넷영화평으로

  "당신같이 영화를 영화로써 볼 수 없는 유치한 자아도취자는

영화를 볼 자격이 없다."
라는 답글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은 제가 가장 소장하고 싶은 DVD목록 1호입니다.

 




 (2004.09.13 작성) 
 
 
연인 (2004)

(十面埋伏: House Of Flying Daggers) 

 
의 평가 : ★★★

나의 한마디 : 무협멜로???
 

<연인>이라는 제목은 누가 지었나요?

영화를 보고 나서 어찌나 화가 나던지...

친구와 저녁을 먹으면서도 계속 짜증이 났습니다.

사실 별로 기대는 안 했었습니다.

이미 "영웅"을 보았기 때문이죠.

장예모 감독이 중국정부와 타협을 한 것처럼

중국관광 홍보용 영화를 찍는다는 것을 알기에.

볼거리만을 기대하고 갔었지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역시 중국의 자연입니다.

중국의 가을풍경과 설경이 아름답긴 했지만,

"영웅"에 나오는 것처럼 아름다운 영상은 아니었습니다.

장예모 감독이 이번에는 중국 관광국 알바를 했나 봅니다.

액션장면들도 영웅이 훨씬 나았습니다.

무슨 투란도트 뮤직비디오도 아니고...

영화 내용은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반전에 반전??? 무슨 "무간도4" 찍었나요?

영화초반부터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끝까지 지켜보자 하고 몇 번이나 참았습니다.

이번에는 극장 선택도 큰 실수를 했습니다.

주말에 신촌의 한 멀티플렉스에서 보았는데,

여중생들이 많아서 여기저기서 터지는 핸드폰 진동소리와

핸드폰 화면의 불빛때문에 거의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들도 짜증이 났는지 실소에 실소를 거듭하더니만

나중엔 대놓고 "짜증나, 짜증나!"하면서 통화를 하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나가면서 그들의 표정은 살벌하기까지 했습니다

다시는 신촌에서 영화 안 봅니다.

다시는 장예모 감독의 영화를 보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장예모 감독을 참 존경했던 사람입니다. 

"국두"와 "홍등", "인생"을 몇 번이나 보았는지 모릅니다.

장예모 감독님, 타협하기 싫으시다면 

"집으로 가는 길", "책상서랍 속의 동화"라도 만들어 주세요. 제발!!!

장쯔이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몇 년 후에 장예모 감독의 품을 떠나서

홍콩부호에게 갈 거라면 빨리 가라고.

눈요기를 위해서 이 영화를 보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권해 드립니다.

그냥 "영웅"이나 "와호장룡" 다시 한 번 보세요.  




(2007.02.07 작성)
 
황후花 (2006)

(滿城盡帶黃金甲: Curse Of The Golden Flower)


"황후花"를 보았다.

한국에서도 이미 개봉했을텐데, 악평이 심할 듯하다.

"영웅"이후, 다시는 장예모 감독 영화를 안 보리라 결심했지만,

"연인(십면매복)"도, "황후花"도 보고야 말았다.

이번에도 절대로 기대 안하고,

큰 화면으로 영상만 봐야지 하고 갔었건만,

아무런 여운도 남지 않고 허탈감만 남았다.

공리의 가슴굴곡만 기억날 뿐이다.

이번에는 영상도 중국 검색 사이트에서 보았던 사진들보다도 못하다.

투자했다는 460억도, 공리도, 주윤발도, 주걸륜도 아까울 뿐이었다.

추석때 붕소강 감독의 야연을 보았을 때도 많이 허탈했지만,

영상과 음악은 너무 좋아서 길거리표 DVD를 사게 되었었다.

그러나 "황후화"는, 이후의 장예모 감독의 영화들은

길거리표 DVD조차 사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참고 앉아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옆자리의 중국인들도 참기가 힘들었는지, 계속 욕을 해대었다.

그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어서 덕분에 끝까지 남아있을 수 있었다.

"갈수록 너무하는군, 제대로 된 장면이 하나도 없잖아..." 

"저 가슴 드러낸 엑스트라들 하루 일당이 600위엔이었대, 미쳤군 미쳤어..."

(당시 중국인 대졸 초봉 임금이 800위엔 이었다.)

막내 왕자가 칼 들고  설쳐 댈 때에는 그들과 함께 코웃음치며 참았다.



내가 가장 참을 수 없었던 사실은
 조우(趙愚)의 희곡 "뇌우(雷雨)"의 내용까지

차용해서 망쳐놓았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뻔하고 유치한 근친상간의 내용이 별로라는 정도의 비난을 들었겠지만,

흥행을 위해서 자신들의 불후의 고전의 내용을 제멋대로 써먹고 망쳐 놓다니...

나도 분노했고, 그들도 분노했다.

작년 겨울에 첸 카이거 감독은 "무극" 개봉하고 외국으로 도망갔었다는데, 

장예모 감독은 여전히 TV에 나와서 영화광고 중이시다. 도망 안 가셔도 될까?

이제 중국에서도 블록버스터 망국론이 대두될 것이다. 

역시 투자 엄청 많이 한다고 반드시 좋은 영화가 나오는 건 아니다.

아니, 엄청 투자 할수록 영화는 망하는 듯하다.

이제 내가 존경했던 장예모 감독은 이세상 어디에도 없다...



*** 이 글을 쓴 며칠 후, 중국어로 된 덧글이 달렸다. 아! 무서운 네이버∼! 

"
世上没有 完美无缺的```东西,人,事,和电影。"
 (이 세상에 완전무결한 물건, 사람, 일, 영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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