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가는 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태백 가는 길 - 황정순 태백 가는 길 ― 황정순 자꾸 닥쳐 와 말꼬리 자르는 터널손전화가 여러 번 기절하다 일어선다 생도 저렇게 캄캄할 수 있어 닫히고 빠져나오기를 거듭하다 산나리꽃 환한 벽촌 거뜬히 올라오기도 할 것이다 증산역, 상하행이 교차한다 엇갈리는 게 생이다 저릿하게 관통하는 고한-사북 녹슨 화차들 갱목에 걸려 깜깜히 저물고 있다 무너진 갱 속처럼 알 수 없는 날들이나 비탈 부신 저 은사시숲같이 반짝이는 날 있어 방부제처럼 검은 곰팡이 견디는 것이리라 첩첩, 수차례 재를 넘는다 넘어 참꽃물 든 한 여자 만나러 간다 앓고 나 부스럼도 나지 않을 면역의 땅 거기 아직 햇옥수수 같은 유년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여기쯤이다 시름시름 폐광 된 생 고쳐 눌러앉을 한 뙈기 화전밭 같은 여자, 그 여자네 집 날마다 푸른 대문 열어 .. 이전 1 다음